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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연수기

머니투데이 최명용 기자 연수기(3)

작성자 : 222 / 작성일 : 2014-12-24


리베이트의 천국 

 

정착기를 적으면서 되돌아보니 별것 아닌 일들을 거창하게 적어 놓은 것 같습니다. 사실 한국에선 전화 한통이면 되는 일들인데 떠듬 떠듬대는 영어로 이같은 일들을 처리하려니 정말 힘이 들었습니다. 돌이켜보면 정말 별것 아닌데 말이죠. 지금부턴 정착단계에서 경험한 몇가지 일들을 적어볼까 합니다. 

 

우선 리베이트 얘기입니다. 리베이트는 한국에선, 특히 보험업계에선 금기시 하는 얘기입니다. 불법 행위지요. 보험협회에 리베이트 신고 센터까지 운영하는 걸로 압니다. 

 

미국은 리베이트의 천국입니다. 누구나 리베이트를 요구하고 당연하게 생각합니다. 공정 가격으로 적어 놓은 가격에서 얼마만큼의 흥정이 가능하다는걸 누구나 알고 있습니다. 차 살때 제값 주고 사는 사람은 바보입니다. 홈페이지에 올라와 있는 가격대로 계약을 체결하는 경우도 거의 없습니다. 

 

저는 rent.com이란 온라인업체를 통해 집계약을 했는데요. 관리사무소에서 렌트닷컴에 처음 제시한 값은 월 렌트 733달러였습니다. 

 

렌트닷컴을 통해 검색한 뒤 관리사무소에 프로모션이 없냐고 묻자 13개월 계약을 하는 대신 한달치를 깎 던가 12개월 계약을 맺고 600달러를 깍아주는 조건을 제시했습니다. 후자로 결정하고 일단 방 부터 잡자고 얘기를 했고 또 다른 프로모션이 생기면 연락해달라고 했습니다. 몇차례 정보를 주고 받는 과정에서 디스카운트 얘기를 했고 최종 가격은 월659달러로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이게 다가 아닙니다. 집을 알아봤던 렌트닷컴에선 계약 조건을 통보해주면 100달러의 리베이트를 준다고 광고를 하고 있습니다. 한참 있다가 계약 조건을 인터넷에서 등록했더니 신용카드처럼 생긴 리베이트 카드가 집으로 날아왔습니다. 신용카드 쓸 수 있는 곳에서 신용카드처럼 긁어쓰면 됩니다. 이 돈으로 월마트에 가서 아이들 자전거 사줬습니다. 

 

요즘 몇몇 집이 이사 나가고 나서 관리사무소에서 프로모션을 또 걸었습니다. 렌트비는 699달러로 낮췄고(이 값에서 추가 흥정이 될겁니다.) 집 소개를 해준 사람에게 리베이트 500달러를 주겠다고 합니다. 500달러면 정말 꽤 큰 돈입니다. 

 

휴대전화 사면 1대 사면 1대는 공짜라는 1+1이 수두룩합니다. 이건 한국도 마찬가지겠지요. 휴대폰 사면 현금을 주겠다는 광고까지 나와 있습니다. 모 자동차 업체는 1년치 기름값을 주겠다는 리베이트를 걸기도 했습니다. 현대차 랄리 대리점인가도 이런 리베이트를 건걸 봤습니다. 

 

제조업체는 그렇다 치고 금융권은 어떨까요? 뱅크오브어메리카에선 계좌만 트면 100달러의 리베이트를 줍니다. 계좌 트고 데빗카드로 3번 쓰면 75달러, 빌페이란 온라인 체크 송금 서비스를 이용하면 25달러의 리베이트가 나옵니다. 그냥 계좌로 입금됩니다. 

 

보험도 마찬가지입니다. 대리점이나 보험사마다 사람마다 보험료가 천차만별인데요. 흥정하기 따라 보험료 할인이 됩니다. 모두 리베이트로 이뤄집니다. 

 

개인 거래는 어떨까요. 미국에선 골프 관련 비용이 원체 쌉니다. 저도 골프장 회원권을 하나 샀습니다. 한국에서 생각하는 거창한 것이 아닙니다. 가입비 400달러에 월 회비 140달러를 내면 됩니다. 골프장 지분을 갖는 것은 아니고 그냥 월 사용료조입니다. 물론 리베이트를 받았습니다. 가입비 중 150달러를 깎았습니다. 

 

프로샵에 있는 프로 코치와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가 혹시 리베이트는 없겠냐고 물었습니다. 자기는 줄수 없고 사장한테 말하면 될거라고 하더군요. 골프장 사장을 만난참에 물어보자 친구를 소개해주면 50달러어치 선물을 프로샵에서 골라가도록 해주겠다'고 합니다. 리베이트를 요구하는 것도 주는 것도 당연한 일상입니다. 

 

사실 한국 보험업계에서도 알음알음 리베이트 영업이 있지요. 연수준비하며 여행자 보험에 가입할 때 설계사별로 보험료의 일부를 리베이트로 준다면 접근해옵니다. 한국에선 리베이트가 불법이기 때문에 몰래 줍니다만 알만한 사람은 다 압니다. 

 

거꾸로 이런 생각을 해 봤습니다. 리베이트를 불법으로 규정하지 않는다면. 모든 보험설계사가 리베이트를 준다는 걸 고객들이 안다면. 리베이트로 지급한 돈을 비용처리할 수 있도록 해준다면.. 

 

 

리베이트가 합법이니 이를 단속하기 위해 보험협회에서 쓰는 비용을 낭비하지 않아도 되겠지요. 이 비용이 얼마인지는 모르겠지만 협회 운영비가 보험사들이 내는 돈이니 사실상 보험료를 낮추는 길이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리베이트를 문제시 하는 큰 이유중 하나는 기업보험 때문일겁니다. 기업체에서 비자금을 조성하는 방법 중 하나가 보험 리베이트라곤 합니다. 거액의 기업보험은 설계사 수당도 원체 높으니 이걸 리베이트를 돌려 검은 돈을 모으곤 합니다. 

 

그러나 리베이트가 합법이 되고 리베이트 비용을 소득 공제처리할 수 있다면 설계사들이 알아서 리베이트를 신고할 겁니다.그렇지 않으면 가혹한 세금을 맞게 될테니 말입니다. 이렇게 하면 기업보험을 이용한 검은 돈도 줄일 수 있지 않을까요. 

 

예상치 못한 다른 부작용이 생길지 모르겠습니디만. 리베이트를 합법화 하면 부작용보다 장점이 많아지지 않을까 생각해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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