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 222 / 작성일 : 2014-12-24
생각의 차이 문화의 차이
미국의 제 집(단독주택)은 음식 냄새가 배겨 한번 씩 문을 열어둬야 합니다. 한국에서는 아파트에 팬이 설치돼 방안냄새를 제거하고 가스레인지 위에는 음식 냄새를 빨이들이는 환풍기가 있었던 것을 생각하면 불편하기 짝이 없습니다.
미국의 대부분의 집들은 외부로 냄새를 빼내기 위한 통풍장치가 없습니다. 미국의 집에는 공기필터를 설치해 음식냄새를 중화시키는 장치가 있지만 냄새가 강한 한국 음식을 소화하기에는 무립니다.(물론 요즘 나오는 고급주택은 외부 통풍장치가 있다고 합니다만 일반적인 건축양식은 아닙니다)
집에서 냄새나는 음식을 할 일이 별로 없는 미국에서는 외부와 연결된 통풍장치를 만든다는 생각을 갖고 있지 않는 듯 합니다. 바비큐를 굽거나 고기를 구을 때는 밖에서 그릴로 하지 집안에서는 고기를 굽지 않습니다. 그렇고 보면 미국의 음식들의 상당수가 파이나 빵 등 냄새가 집에 배기지 않는 음식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한마디로 미국인들의 사고에는 주방에 환기구가 있어야 한다는 필요성을 못느끼는 것 같습니다
생각의 차이, 문화의 차이, 이렇게 해서 지어진 저의 집 때문에 문을 열어두고 환기를 하지만 그래도 냄새가 배겨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이런 환기장치가 없어 고생을 하는 사람들이 한국사람만인지 궁금합니다.
모든 집을 지을 때 통풍장치를 해주면 좋을텐데라는 생각을 하면서...
집에 대해 좀 더 이야기 하면 미국의 욕실에는 욕탕(Bathtub)안에만 배출구가 있고 세면대 부근에는 배출구가 없습니다. 처음에는 샤워를 하면서 물이 튕겨 물청소를 하려고 보니 배출구가 없어 황당했던 기억이 납니다. 도데체 미국 사람들은 욕실을 어떻게 청소하지? 영어자원봉사자인 대비(Dabby)에게 물어보니 욕실청소기가 따로 있다는데 전 아직 구경을 못했습니다. 하지만 차츰 익숙해지다 보니 이제는 샤워를 하면서도 욕실에 물이 튕겨지는 경우가 줄어들더군요.
음식에도 문화의 차이가 많습니다. 그중에서도 이해가 잘 안가는 것은 미국 사람들은 계란을 아침에만 먹는다는 것입니다(아예 밤늦게 밤참으로 먹는 경우는 있고 순수한 계란이 아니라 다른 재료를 첨가해 요리로 먹는 경우는 있지만). 미국 사람들은 점심때나 저녁때는 계란을 먹지 않기 때문에 항상 계란을 먹는 한국 사람들을 보면 이상하게 생각한다고 합니다. 또 아침에 밥을 먹는다고 하면 깜짝 놀라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ESL 클래스에서 만난 멕시코인 그리스는 내가 아침으로 밥(rice)을 먹는다고 하니 몇 번이고 물어보더군요. 왜 그렇게 놀라는가 했더니, 멕시코 사람들은 밥은 점심이나 저녁으로 먹고 아침에는 먹지 않기 때문이라고 하는군요.
미국 생활을 하면서 다른 그들의 문화 때문에 처음엔 당황을 하기 마련입니다. 그 예는 너무 많아 일일이 열거하기 힘듭니다.
좌측 통행에 익숙해 있던 저와 저의 가족은 왼쪽을 길을 가다가는 우측통행을 하는 미국사람들과 자주 부딪힐 뻔 했던 경험도 그렇습니다. 미국 사람은 우리가 생각한 것 보다는 훨씬 내성적이어서인지 이렇게 길이 막히면 당황해하는 모습이 눈에 보입니다.
이제는 익숙해졌지만 미국 사람들은 쇼핑몰이나 상점 도서관 등에서 문을 열고 나가거나 들어갈 때는 주변에 사람(이 문을 이용하는 사람)이 있으면 문을 잡고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한국에서는 내 몸 빨리 빠져나가기 위해 뒤에 오는 사람이 어떻게 되든 급하게 움직였지만 미국에서는 앞에 가는 사람이 당연히 문을 잡아준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는 그들도 “Thank you”라고 하면서 인사를 하죠.
성미가 급한 한국 사람들은 종종 베스트바이 등 상점 직원들의 일처리를 보면서 화가나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저 역시 미국에 온지 며칠 안 돼 베스트바이에 핸드폰을 구입하러 갔다가 아주 속이 터져 죽는 줄 알았습니다. 내 바로 앞에서 핸드폰을 구입한 고객이 판매원과 이야기를 시작하더니 끝날 줄을 모르는 것입니다. 30분 가량 지났지만 그 고객과 판매원은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더니 기계가 작동하는지 점검하면서 시간을 보내는 것입니다.
더 이상 참지 못하고 “Excuse me”라고 끼어들었지만 그 직원은 “기다려라”고 하더군요. . 계속 주변을 서성거렸지만 기다린 시간은 40분 가량 지났지만 앞 고객과 상담이 끝날 것 같지 않아 더 이상 참을 수 없어 그 매장을 떠냐야 했습니다.
한국 같으면 우리가 기다리는 것을 보면 먼저 온 고객을 접대하던 판매원이라도 일단은 “무슨 일로 왔느냐”며 물어보고 간단하게 처리할 일이면 앞의 손님에게 양해를 구하고 먼저 처리해 줬을 것입니다.
튜터인 JEAN에게 베스트바이점에서 생긴 일을 이야기했더니, 그녀는 “I was taught to be independent. This is America.” 라고 조언을 해줍니다. 개인의 독립성과 타인에게 폐를 끼치지 않는 것이 몸에 배인 미국인들은 앞의 고객의 시간이 얼마나 자리잡든 기다려준다는 것입니다. 물론 그대신, 자신의 순서가 돌아오면 그때는 내가 충분한 서비스를 받게 된다는 것이죠.
물론 그 직원에게 “I will be with you in a minute”라고 양해를 구하거나 고객서비스 창구로 가서 사정을 이야기하고 “Can you call another salesperson”이라고 요청하는 방법도 있다고 합니다.
미국에서 생활하면서 문화의 차이를 겪으면서 이런 생각을 해 봅니다. 미국 문화에 어긋난 행동을 하면 그네들은 아마 몹시 기분 나빠할 수도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앞선 사람이 뒷사람을 위해 문을 잡아준다거나, 차량을 운전할 때 깜빡이를 넣으면 뒤차는 의례히 양보를 해준다는 것(이곳 샬럿은 그렇습니다)이 그 예이죠. 미국 사람들의 사고에는 이런 기대를 갖고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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