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 222 / 작성일 : 2014-12-24
올해 연수생들은 대부분 7월초에 출국했다고 들었습니다. 통상 9월 학기 시작을 앞두고 8월중순께 떠나던 전형적인 패턴에 변화가 생긴 것입니다. 아마도 이제 미국 생활에 대한 정보가 풍부하고 익숙한 사람도 많아서 8월 입국의 불이익(?)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8월은 학기 시작과 미국 드라이빙 시즌(휴가철)이 맞물리는 가장 핫(Hot)한 시기로 렌트와 자동차 가격이 1년 중 가장 비쌉니다. 여기에 항공료도 성수기 요금이 적용되겠지요. 굳이 이 시기에 입국해서 1년 동안 고비용의 고통을 당하지 않겠다는 연수생들이 많다는 얘기이니 그만큼 현명해 졌다고 볼수도 있겠네요. 저도 일찌감치 7월4일 미국 독립기념일에 엄청난 Fire work의 세례를 받으며 입국해서 이제 3달이 지났습니다. 지난 3개월은 짧은 영어로 낯선 땅에 정착하기 위한 고군분투의 시기였습니다. 대산신용호기념사업회 사이트에 해외연수기가 실린 것이 비교적 최근 이라는 점을 감안해, 누구나 할 수 있지만 누구에게나 만만치 않은 미국 생활 정착기를 소개할까 합니다.
1. 연수지 결정
연수지를 결정하기 위해서는 연수의 정확한 목적을 먼저 정해야 합니다. 보통 연수 목적은 전문지식 습득, 영어 마스터, 휴식 및 가족봉사 이렇게 대략 3가지 정도로 나눠지는 것 같습니다. 저는 처음 연수의 목적을 MBA 학위취득으로 잡았습니다. 1년 과정 MBA는 유럽에는 많지만 미국에는 흔하지 않아 제가 선택할 수 있는 option이 그리 많지 않았습니다. 처음 제가 연수지로 고려한 곳은 1년 과정 MBA를 운영하고 있는 University of Illinois at Chicago와 Hult International Business School이었습니다. Admission을 받았지만 수소문해 본 결과 미국 1년 과정 MBA는 들인 노력에 비해 얻는 것이 크지 않다는 결론을 얻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연수의 목적을 MBA degree 취득에서 Pre-MBA로 과감하게 전환했습니다. 문패는 Pre-MBA라고 거창하게 내걸었지만 사실은 영어 공부도 하고 놀기도 하며 재충전하며 MBA 입학을 준비하자는 것입니다.
쉬기로 결심한 이상 가장 중요한 요소는 날씨였습니다. 도시생활에 대한 욕심 때문에 북동부로 갔다가 겨울 3~4개월을 엄청난 눈과 살벌한 추위 속에서 뉴욕.워싱턴 특파원들과 함께 지내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또 남동부 해안은 여름이 습하고 덥고 허리케인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데다 이번에는 멕시코만 기름유출 때문에 여러모로 꺼려졌습니다. 그래서 결정한 곳이 겨울이 없고 평균기온 화씨 70도(섭씨 21도 정도)의 San Diego 였습니다. 더욱이 San Diego에는 UCSD(University of California San Diego)라는 좋은 대학도 있기 때문에 1년 연수지로는 더없이 좋은 곳으로 정평이 나있더군요. UCSD는 Medical이 유명해서 한국에서 매년 100여명의 의사들이 교환연구원으로 방문한다고 합니다. 여하튼 제가 연수지를 최종 결정한 것은 올해 4월초였습니다. 학교 Admission과 Visa를 진행하면서 두가지 필수품인 집과 차를 구하기 시작했습니다.
2. 집, 미리 구해야 하나?
집과 자동차만 제대로 해결되면 연수생활의 반은 해결된 셈입니다. 사실 연수 떠나기 전 많은 지인들이 ‘집은 구했냐’고 물어봤습니다. 지극히 한국적인 사고방식에서 나온 걱정인 것 같습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지역을 정해 3~4개의 후보군은 미리 정하되 계약은 서두르지 말라는 것입니다. 이유는 두가지입니다. 우선, 미국의 아파트는 이미 비워진 상태에서 나오기 때문에 눈으로 확인한 후 그 자리에서 계약하고 바로 이사가 가능합니다. 1년을 살아야 할 집을 인터넷으로만 확인하거나 다른 사람이 대신 보고 계약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것 같습니다. 통상 rent.com과 apartment.com을 이용해서 집을 구하는데 거기에 실린 사진들, 실제 모습과 매우 다릅니다. 두 번째 이유는 아파트 시세가 수요과 공급에따라 급변동한다는 것입니다. 제가 사는 아파트에서는 빈 집이 갑자기 2~3개 나오자 월 렌트비가 2~3일사이에 70달러까지 떨어지는 것도 봤습니다. 더욱이 미리 계약한다고 디스카운트가 있는 것도 아닙니다. 매우 Hot한 시즌이어서 집 구하기가 어렵다고 걱정할 수도 있겠지만 연수생이나 제 지인들 중 미국에서 집 구하기 힘들었다는 얘기는 못 들어본 것 같습니다.
제가 바로 집을 직접 보지도 않고 계약했다가 이틀만에 다시 이사한 케이스입니다. 저는 샌디에고에 사는 친척이 대신 집을 구했는데 취향이 너무 달라서인지 이사 들어가는 바로 그 순간 나와야 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삿짐도 풀지 않고 바로 Leasing Office로 갔습니다. 다행히 우리가 계약한 아파트는 Archstone이라는 대단위 프랜차이즈 회사로 같은 회사 내 다른 아파트로 이사할 경우 패널티가 없었습니다. Leasing Office에 다른 아파트를 알아봐 달라고 했고 저는 곧바로 제 마음에 드는 아파트를 구할수 있었습니다. 제가 계약한 아파트(One bed)는 월 1,370달러로 제 지인이 집을 볼 당시에는 1,450달러에 나왔었다고 합니다. 불과 3주만에 80달러가 떨어진 셈입니다. 저의 경우에는 다행히 별도의 패널티가 없었고 곧바로 마음에 드는 아파트를 찾을수 있었지만 대부분의 아파트는 계약을 취소할 경우 디파짓은 물론이고 한달치 렌트비에 해당하는 패널티를 물어야 한다고 들었습니다. 그렇다고 마음에 들지 않는 집에서 1년을 보낸다는 것은 생각만해도 끔찍합니다. 어차피 처음 미국에 가면 일주일 정도는 떠돌이 생활입니다. 짐을 다 풀어도 없는 물건이 더 많으니 아예 호텔에서 며칠 생활할 작정하고 대략적인 후보군만 정한 후 현지에 와서 직접 눈으로 보고 아파트는 구하는 것이 좋을 듯 합니다. 한국에서 후보군을 정하는 방법은 현지에 있는 지인과 rent.com, apartment.com을 이용하는 방법이 가장 일반적입니다.
(다음에는 자동차와 휴대폰, 어카운트에 대한 경험담을 전해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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