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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연수기

국민일보 김재중 기자의 연수기-미국의 ‘스승의 날’이 주는 교훈

작성자 : 222 / 작성일 : 2014-12-24


지난주(5월 2일~6일) 필자는 아주 특별한 한 주를 보냈다. 노스캐롤라이나주 채플힐-카보로 교육청이 정한 ‘스승 감사 주간’(Teacher Appreciation Week)이 그것이다. 

필자의 아이들이 다니는 Mary Scroggs Elementary School은 스승 감사 주간에 매일 테마를 하나씩 정해 선생님들이 교직에 대한 자부심과 보람을 느낄 수 있도록 배려했다. 

월요일엔 선생님들이 Hollywood stars가 된 기분으로 출근할 수 있도록 학부모들이 red carpet를 깔고 그들이 입장할 때 박수를 쳐준다. 그리고 커피와 베이글, 과일 등 간단한 아침식사를 곁들인다. 필자도 출근하는 선생님들에게 큰 박수를 보냈고 담임선생님 네 분께 커피를 직접 뽑아 드렸더니 “You are so sweet!”라며 너무 고마워하고 감동하는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화요일은 Flower day. 아이들이 꽃 세송이를 가져와서 한 송이는 비담임 교직원들에게 주고 두 송이는 담임교사와 보조교사에게 각각 선사한다. 각 학급 학부모들은 학생들이 가져온 꽃들을 모아 꽃병에 가지런히 꽂은 뒤 선생님 책상에 보기좋게 놓아드린다. 필자가 사는 동네의 마켓은 Flower day로 인해 꽃이 동이 났다. 

수요일은 학부모들이 catering(외식업체 의뢰)으로 선생님들에게 점심을 대접하는 날. 이날 만큼은 담임교사들도 편안하게 식사할 수 있도록 학급마다 2~3명의 학부모들이 자원봉사자로 나서 점심시간에 아이들을 맡아준다. 

목요일은 Gift card 추첨이 있는 날. 학부모들이 기부한 Gift card를 모아서 선생님들을 대상으로 Raffle(경품추첨) 행사를 열었다. Gift card라고 해봐야 20달러(2만원) 정도의 선불카드에 불과하다. 좀더 많은 선생님들에게, 좀 더 많은 카드가 돌아갈 수 있도록 기부를 독려하는 학부모 대표들의 열정은 여느 광고회사의 카피 못지 않은 호소력이 있다. 

금요일은 수고하시는 선생님들에게 디저트를 대접하는 날. 학부모들이 교사 휴게실에 디저트 음식을 가져와서 선생님들이 학교수업 끝난 뒤 출출한 배를 채우고 일부는 집에 가져갈 수 있도록 배려했다. 

 

한국이 촌지수수 등 불미스런 일을 막기 위해 스승의 날을 휴일로 정해 선생님들과 학생 및 학부모들과의 접촉을 아예 봉쇄하는 것과는 너무 대조적이다. 

한국은 어버이의 날을 지낸 뒤 스승의 날을 맞는 반면, 미국은 스승의 날 주간이 끝나고 나서 어머니의 날(5월 8일)과 아버지의 날(6월 19일)이 이어진다. 예로부터 우리 조상들이 강조해온 군사부일체(君師父一體)에서도 스승은 부모보다 앞서 있다. 개인주의가 만연한 미국이지만 공동체 의식을 길러주는 스승에 대한 감사의 중요성을 간과하지 않는다. 

미국도 교사가 받는 급여가 박봉인 것은 한국과 다르지 않다. 그들인들 왜 촌지의 유혹이 없겠는가. 하지만 그들은 배우는 아이들에게 부끄럽게 행동하지 않는다. 그런 그들의 사기를 북돋우고 교직에 대한 소명의식을 일깨우는 것은 학부모와 학생들의 작은 관심에서부터 시작된다는 교훈을 필자는 미국의 스승 감사 주간을 통해 깨달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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