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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연수기

참 비싼 뉴욕

작성자 : 222 / 작성일 : 2014-12-24


“New York is a very expensive city.” 

뉴저지에 도착한 후 한달쯤 돼갈 무렵, 한국 기자 4명 연수프로그램을 담당하는 세인트존스대학 교직원이 오리엔테이션 시간에 해준 얘기입니다. 이 교직원 얘기대로 뉴욕, 특히 맨하탄의 물가는 장난이 아닙니다. 마치 넘쳐나는 손님을 줄이기 위해 배짱을 튕기며 디마케팅(demarketing)을 펴는 콧대높은 기업처럼, 뉴욕은 미국 뿐 아니라 세계 각국에서 몰려드는 인구 유입을 차단하기 위해 일부러 작정하고 고물가 정책을 앞세우는 것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가장 대표적인 게 집값입니다. 맨하탄에서 13평쯤되는 원룸(스튜디오)에 살고 있는 후배는 매달 집세로만 2500달러를 냅니다. 중부나 남부에 가면 베드룸 3개짜리 단독주택을 빌리고도 남을 금액이죠. 게다가 맨하탄은 아파트에 주차장이 따로 없기 때문에 주차를 하려면 별도로 한달에 300~400달러를 내야 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이 때문에 다른 지역에 살다가 맨하탄으로 이사를 오는 사람들이 급하게 차를 팔려고 내놓기도 합니다. 대중교통 요금도 비쌉니다. 지하철 한번 타는데 최소 2.25달러가 듭니다. 서울의 2배가 넘는 금액이죠. 택시는 한번 타면 20달러 넘기는 것은 예사입니다. 

이같은 뉴욕의 살인적인 물가를 피하기 위해 베드타운으로 활용되는 곳이 저를 비롯한 한국분들이 많이 정착해 살고 있는 뉴저지주의 버겐카운티입니다. 뉴욕 맨하탄과는 허드슨강을 사이에 두고 있는 이웃이죠. 버겐카운티는 맨하탄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싼 편이지만, 절대적인 수준에서는 여전히 미국의 도시 중 비싼 편에 속합니다. 연수 오시는 분들은 주택 렌트비로 대략 월 2500불 정도는 각오하셔야 합니다. 물론 현지의 믿을만한 사람을 시켜 발품을 팔 경우 월 2000불 선에서 괜찮은 집을 구할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어지간히 부담없는 사이가 아니라면 잘 모르는 처지에 “집 한번 봐주세요”라고 얘기하기가 쉽지 않겠지요. 제 생각으론 지인들로부터 믿을만한 리얼터(부동산중개인)를 소개받을 수 있다면 그분에게 전적으로 맡기는게 어떨까 싶습니다. 제 집을 알아봐주신 리얼터(당연히 한국분)께서는 utility(전기, 가스, 수도 등) account를 제 명의로 바꾸고 애들 학교에 저희 가족을 데려가 전학에 필요한 수속도 도와주시는 등 초기 정착에 큰 도움을 주셨습니다. 

제가 사는 크레스킬은 인구 8000여명의 작은 town입니다. 한국으로 따지면 땅덩이 넓고 인구밀도 낮은 동 정도에 해당합니다. 이곳에는 공립초등학교가 2개 있습니다. 참고로 타운마다 공립초등학교는 1~2개 정도이지만 맨하탄과 가장 가까우면서 상권이 발달한 Fort Lee는 공립학교가 4곳으로 많습니다. 

한국에서 나온 주재원들 중에서 초등학교 자녀를 가진 분들은 대개 포트리에 살지 않고, 그 북쪽에 있는 텐어플라이, 크레스킬, 데마레스트, 클로스터, 노우드 등에 삽니다. 그 이유는 미국 공립학교 사이트(www.publicschoolreview.com)를 참조하시면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이 사이트에는 각 주-카운티-타운별로 공립학교에 대한 소개가 나와있는데, 대개 백인 비중이 높은 학교가 좋은 지역에 위치한 학교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참고로 한국 주재원들이 많이 사는 지역의 초등학교는 백인 비중 60%, 아시안(대개 한국) 30%, 기타 10% 정도로 보시면 됩니다. 저희 회사 후배 하나는 이 사이트를 뒤져서 한국이나 아시안 비중이 극히 낮은 학교를 찾다가 아예 버겐카운티보다 한참 서쪽으로 들어가서 모리스카운티라는 곳에 터를 잡았습니다. 그곳 초등학교엔 한국 학생이 전교에 3명(그중 2명이 후배의 자녀)이라고 합니다. 

여담 한마디 곁들이자면, 이곳 백인(유대인 포함)들은 유색인종을 피해 점점 북상을 한다고 하네요. 포트리 바로 위의 텐어플라이의 경우 지금부터 25년전엔 한국인이 거의 없이 백인 일색이었는데 지금은 백인반 유색인종 반으로 바뀌었습니다. 백인 동네에 일본인이 치고 들어가면 그 뒤를 이어 한국인이 들어가고 그 다음에 중국인과 히스패닉이 따라가는 식이죠. 백인들은 동네 물(?)이 흐려지면 점점 뉴욕에서 멀리 떨어진 쪽으로 쫓겨나듯 옮겨간다고 합니다. 

참 빼놓을 수 없는 한가지. 버겐카운티는 초기 정착에 꽤 많은 목돈이 들어갑니다. 대표적으로 렌트비와 찻값인데요. 차는 쓸만한 것 타고 다니려면 최소 1만불 이상은 들이는 것 같습니다. 또 집을 계약할 때 처음에 첫달 렌트비의 3.5배가 듭니다. 이는 렌트비+보증금(1.5개월분)+복비(1개월분)로 구성됩니다. 무슨 복비가 이렇게 비싸 하셔도 어쩔 수 없습니다. 로마에선 로마법을 따라야 하니까요. 보증금은 나중에 돌려받지만 집에 하자가 있을 경우 이를 공제하고 돌려받을 위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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