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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연수기

미국 속 딴 나라 뉴욕에서의 1년(2)

작성자 : 222 / 작성일 : 2014-12-24


*교육 천국(?)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몇가지 분야에서 한국에 열등감을 갖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중 공개적으로 표명한 것이 자동차와 교육입니다. 누가 주입시켰는지 대통령의 뇌리엔 세상에서 공부 제일 열심히 하는 나라로 한국이 각인돼 있습니다. 정작 국내에서는 교육 때문에 이민을 고민하고 기러기 생활을 하는 사람도 부지기수인데 말이죠. 한국이 교육제도 변화를 모색할때마다 일차적으로 살펴보는게 미국 제도라는걸 아는지 모르는지... 

하지만 오바마의 고민에는 일정한 진실이 녹아 있습니다. 미국 학생들, 고교 까지는 공부 잘 않는다고 합니다. 그런데 대학에 가서는 엄청나게 열심히 한다고 하죠. 공부 않던 사람들이 진학하면서 DNA를 바꾼 것일까요? 

비밀은 구성원들의 차이에 있는 것 같습니다. 모두가 선망하는 아이비리그 사립대학들만 생각한다면 그렇습니다. 그 수많은 공립 고등학교에서 아이비로 진학하기는 참으로 어렵습니다. 물론 아이비리그 대학들의 전체 학생 구성비를 보면 공립학교 학생들도 만만치 않겠지만 사립 고등학교의 수가 공립에 비해 훨씬 적다는 점을 고려하면, 또 전국에 공립 고교 수가 엄청난 점을 생각하면 공립고교에서 아이비는 낙타 앞에 놓인 바늘인 셈이죠. 정확한 통계를 제시하지 못해 유감이지만 제가 사는 뉴저지주 버겐카운티 전체 공립고교에서 지난해 아이비리그에 진학한 학생 수는 손에 꼽을 정도라고 하네요. 물론 주립대나 단과대로 진학했다가 편입하거나 아이비의 대학원으로 가는 등 다른 경로도 많이 있습니다. 그래도 고교의 입시성적만 가지고는 앞에서 설명한 대로입니다. 나머지는 사립학교 출신들이 채운다고 합니다. 부자들은 초등학교 정도는 경험 차원에서 공립을 보내지만 중학교부터는 사립에 모여 끼리끼리 문화를 형성합니다. 교사 수준도 높고, 공부도 상대적으로 많이 시키다보니 입시에서도 탁월한 성적을 내는게 당연하죠. 

반면 해도 안된다는 생각이 많은 공립에서는 대통령이 걱정할 만큼 공부하고 담쌓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한국적 정서로는 잘 받아들이기 어려운 상황이지만 그래도 여지껏 큰 잡음이 없었던 것은 굳이 아이비에 가지 않아도 먹고살만하기 때문입니다. 1%가 아니어도 살만한 곳이 미국이기 때문이죠.(이 구도가 깨지니까 Occupy Movement가 일어났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대신 토론 열심히 하고, 창의적인 방법으로 답 찾는 경험 쌓고, 운동과 음악 취미활동 열심히 하니 공립학교 생활은 즐거울 수 밖에 없습니다. 

 

 

**황새 따라가기(?) 

하지만 내 아이들은 유수한 대학에 당연히 가야한다고 생각하는 한국 학부모들에게 이 상황은 꽤 심각합니다. 아이가 즐겁게 생활하는 것은 좋은데 거기까지라는데 문제가 있죠. 

사립학교 출신이 아니면 명문대 보내기 어려운 현실에 직면한 한국 학부모들이 찾은 탈출구는 역시 과외였습니다. 이곳에 와보니 SAT를 위한 과외는 기본이고, 방학때면 고액 족집게 과외도 성행하고 있었습니다. 스펙 쌓기도 마찬가지입니다. 지인이 전해준 경험 한가지. 자기 아들의 반에 줄리어드 음대 프리스쿨에 다니는 음악영재가 있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당연히 음악을 전공할 것으로 예상했는데 실상을 알고 지인은 좌절했습니다. 그 영재 부모 왈 "프리스쿨 학생 중 상당수는 아이비 스펙용으로 다닌답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과외비도 만만치 않습니다. 음악이든 일반 학습이든 이 동네 과외 공정가격은 분당 1달러입니다. 강사 스펙이 좋으면 더 뛰기도 합니다. 부모들 부담과 학생들의 시달림도 만만치 않겠죠. 

물론 물가 비싸고 한국 사람 많은 미국 동부, 특히 뉴욕의 특이한 단면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상황이 존재한다는 것 역시 엄연한 사실입니다. 한국 과외비 부담을 이기지 못해 미국 갈 고민을 하는 분이 있다면 한번쯤 고려해야할 것 같습니다. 

 

**팁(2) 

-연수 생활 가운데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게 아이들 학교 문제입니다. 처음 서류 준비할 때 애를 많이 먹죠. 특히 예방주사 접종기록이 없으면 무척 곤란해집니다. 한국서 준비하는게 크게 어렵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한국과 관행이 다른게 있습니다. 수두의 경우 한국은 1회 접종으로 끝나지만 미국 학교들은 2차 접종을 요구합니다. 한국에서는 별 필요가 없는 결핵반응검사도 필수입니다. 기록이 없으면 이곳 병원에 가서 다시 받아야 하는데 익히 아는대로 입니다. 예상보다 심하게 비쌉니다. 

-설마설마 했는데 진실이었던게 학용품 품질입니다. 디자인은 고사하고 이곳 제품의 품질은 너무 떨어집니다. 어지간한 학용품은 가져오는게 좋을 것 같습니다. 이는 양말과 속옷 같은 필수품도 마찬가지 입니다. 

-학군과 한국 학생 수는 정비례합니다. 당연히 아이들 영어교육 여건과는 반비례 합니다. 뉴저지에서도 학군 좋기로 소문난 버겐 카운티의 경우 어딜가나 한국 학생 수가 30% 이상이라는 점은 각오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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