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 222 / 작성일 : 2014-12-24
미국은 차가 생활필수품입니다. 대중교통 수단이 거의 없는 탓에 차가 없으면 움직이지를 못합니다. 우유를 하나 사려고 해도 차를 타고 5분 정도는 나가야 하기 때문에 걸어서 가는 것은 포기해야 합니다.
● 차종 고르기
미국에서 탈 차는 해외 연수에 동행하는 가족 수에 따라 차종을 선택하는 것이 좋습니다. 애들이 없으면 기름 값을 감안해 승용차, 애들이 있으면 미니 밴을 타는 것이 좋다고 합니다만 연수 생활 기간에 여행을 많이 할 것 같으면 미니 밴이 좋습니다. 저는 임신한 아내와 와서 승용차를 샀지만 현지에서 부피가 큰 물건을 사보니까 미니 밴을 사는 게 나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미국은 기름 값이 한국에 비해 훨씬 싸기 때문에 기름값 부담은 그렇게 크지 않습니다.
물론 귀국 때 한국에 가져올 차를 사고 싶다면 미니 밴은 피하는 게 좋습니다. 한국은 미국보다 갑절 이상 기름값이 비싸기 때문이죠.
● 일단 가격부터 파악한 뒤 차를 사야
일단 미국 중고차 시세를 한눈에 볼 수 있는 http://www.kbb.com에서 선호하는 차종을 선택해서 연식과 가격을 파악하는 것이 첫 번째 단계. 이 사이트에 가면 특정 차종의 생산 연도 별 가격을 차량 상태에 따른 등급에 따라 알 수 있습니다. 대략 ‘GOOD’ 정도 수준에서 차를 구하는 것이 무난합니다.
연수자들은 미니 밴의 경우 도요타 ‘시에나’나 혼다 ‘오딧세이’를 많이 탑니다. 두 차종 모두 승차감이 좋고 물건을 많이 실을 수 있어 여행용으로 제격입니다.
승용차는 중형 모델의 경우 도요타 ‘캠리’, 혼다 ‘어코드’, 닛산 ‘알티마’ 등을 많이 탑니다. 1년 후 팔 때 제값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일제 승용차를 선호합니다. 국산차도 현대 ‘쏘나타’나 기아 ‘K5(현지명 옵티마)’도 많이 있지만 신모델이어서 일제 차에 비해 가격이 비싸 1년 정도 거주하는 연수자들이 많이 타지는 않습니다. 대신 귀국할 때 한국으로 가져갈 목적으로 현대 ‘제네시스’나 ‘그랜저(현지명 아제라)’ 새 차를 구입하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이 때 유의할 점은 미국 현지 공장에서 생산한 제품은 귀국 때 세금 혜택을 못 받는다는 점입니다. 차를 살 때 한국에서 생산된 제품인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 현지에서 사는 게 유리
차를 사는 루트는 다양합니다. 한국에서 현지 연수자와 연락을 해서 차를 물려받는 방법도 있고, 현지에 가서 딜러를 통해 살 수도 있습니다. 현지 연수자 차를 사면 미국에 가자마자 바로 차를 이용할 수 있는 데다 한국 돈으로 차 값을 지불할 수 있어 환차손을 입지 않을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특히 잘 아는 선배나 후배가 현지에서 양 측 모두 ‘윈-윈’이 될 수 있죠.
하지만 차종이 제한 된 데다 나중에 인수한 차가 고장이라도 나면 서로 얼굴을 붉힐 수도 있다는 점은 감안해야 합니다.
현지 딜러를 찾아가 사는 것은 다양한 차종을 보고 고를 수 있는 것이 장점입니다. 그러나 ‘미국에서 가장 못 믿을 사람이 자동차 딜러’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고객을 속이는 딜러가 많은 만큼 유의해아 합니다. 따라서 딜러에게 찾아갔을 때는 http://www.kbb.com 에 나온 가장 낮은 가격을 불러 흥정을 시작하는 것이 좋습니다.
흥정이 귀찮으면 중고차 판매 체인인 ‘카맥스(CarMax)’에 가서 사는 게 좋습니다. 가격이 조금 비싸지만 품질을 보증받을 수 있는 데다 나중에 팔 때도 제값을 받을 수 있어서 좋습니다.
● 타이틀을 꼭 챙겨야
저는 한국에서 아는 사람 소개로 알게 된 현지 교민에게 차를 샀다가 크게 고생을 했습니다. 국내 물류업체 지점장이라고 자처하는 사람이었습니다만 나중에 알고 보니까 물류업체 본사 소속은 아니었습니다. 그는 현지에 가자마자 차를 가져다주는 ‘친절’을 보여줬지만 자동차 등록에 필요한 ‘타이틀(한국으로 따지면 자동차 등록증)’을 제 때 갖다 주지 않아 미국에서 2주간 차를 이용하지 못하는 불편을 겪었습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이 교민은 뉴저지 주에서 경매로 헐값에 낙찰 받은 차를 갖다 준 다음 저에게서 차량 대금을 받아갔습니다. 당시 저는 차량 매매 계약서를 보고 그게 차량 등록증인 줄 알고 돈을 줬습니다. 하지만 나중에 차량 등록을 하려고 보니 타이틀이 있어야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이 교민에게 차량 타이틀을 보내달라고 하니까 “뉴저지 주에 가서 받아오겠다.” “그쪽 딜러가 이미 우편으로 보냈다.”며 차일피일 미뤘습니다. 경매로 낙찰 받은 만큼 권리 관계 정리에 시간이 많이 걸려 차량 타이틀이 늦게 온 것이었죠. 이 과정에서 임시 번호판 사용 기간이 끝나서 저는 차를 두고도 타지 못하는 신세가 됐죠. 교민에게 다시 항의하면 “자기 회사에서 만들어주는 애리조나 주 임시번호판을 달면 운행에 문제가 없다”는 ‘어의 없는’ 말만 했죠. 뉴저지 딜러에게 전화를 하면 “미국에서는 이렇게 늦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왜 이렇게 서두르냐”는 황당한 말만 했습니다.
결국 2주 후에 타이틀을 받아 자동차 등록을 했지만 2주 간 집에만 갇혀 있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경매로 낙찰 받은 차는 이런 위험이 있는 만큼 사지 않는 게 좋습니다. 사더라도 타이틀을 받은 다음에 돈을 줘야 저처럼 황당한 경험을 하지 않는 다는 점을 유념해두세요.
이전글 : 미국에서 가구 사기(연수기 2)
다음글 : 미국 시골 생활 자리잡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