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 222 / 작성일 : 2014-12-24
미국에 와서 가구 등 세간을 장만하는 것도 일입니다. 보통 미국 주택은 이사를 가면 냉장고 세탁기 건조기 전자렌지 싱크대 같은 기초적인 설비만 갖춰져 있습니다. 아무것도 없는 한국보다는 낫지만 가구 등은 직접 사야 합니다.
보통 연수자들은 무빙 이삿짐을 받아서 사용합니다. 하지만 낡은 것이 많은 데다 무빙 이삿짐 가격을 제외하고도 이사 비용으로 400달러를 지불해야 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비용도 만만찮습니다. 이럴 때 반조립식 가구인 ‘이케아(IKEA)’를 사면 여러모로 편리합니다.
● 직접 조립하는 것도 재미
스웨덴계 회사인 이케아는 반조립식 가구를 생산하는 만큼 최종 조립 과정에 붙는 부가가치세와 인건비가 붙지 않습니다. 따라서 일반적인 가구보다 품목에 따라 가격이 30~40% 가량 저렴합니다.
조립에 다소 힘이 들어가지만 설명서가 워낙 잘 돼 있어 실패하는 경우는 극히 드뭅니다. 참고로 저는 월마트 등에서 파는 반조립식 TV 장식장과 수납장을 사서 조립했지만 설명서가 부실해 조립하는 데 큰 어려움을 겪었지만 이케아 가구를 조립하는 데는 큰 불편이 없었습니다. 이케아는 또 별도 공구도 필요 없습니다. 제품에 붙어서 나오는 조임 용 기구만 있으면 쉽게 조립할 수 있습니다. 특히 조립 후 그럴듯한 가구가 나오면 성취감도 느낄 수 있죠. 남이 쓰던 가구가 왠지 꺼림칙한 사람에게는 특히 좋습니다.
● 여행 삼아 간 이케아 매장
미국은 국토가 넓어 주요 도시를 제외하고는 이케아 매장이 있는 곳이 드뭅니다. 제가 사는 노스캐롤라이나 주 캐리도 작은 도시여서 이케아 매장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이케아 홈페이지 (http://info.ikea-usa.com/StoreLocator/Results.aspx)에서 가장 가까운 샬럿에 있는 매장을 찾았습니다. 제가 사는 곳에서 거리가 129마일(약 207㎞) 떨어진 곳으로 자동차로 가보니 2시간 반 정도 걸렸습니다. 가구 하나 사려고 가기에는 먼 거리였지만 여행 삼아 가봤습니다.
샬롯 이케아 매장에 가보니 없는 가구가 없었습니다. 침대나 테이블, 의자 등 연수 생활에 필요한 가구가 싼값에 깔려 있었죠. 저는 침대(매트리스 포함)와 식탁, 거실용 의자, 거실 테이블, 침대 옆 탁자, 책상용 회전의자를 샀습니다. 또 이 매장에는 접시 등 주방용 소품도 많아 같이 구입했죠. 총 구매 금액은 483달러. 아파트에 필요한 세간을 거의 모두 마련했습니다. 반조립식이 아니었다면 2000달러는 족히 줘야 살 수 있는 물량이었습니다.
● 배달 비용이 문제
매장에서 정신없이 가구와 소품을 사놓고 보니 운송이 문제였습니다. 특히 침대나 식탁은 부피가 커서 승용차로는 운송이 불가능했죠. 할 수 없이 매장 옆에 있는 운송 코너에 가서 배달을 의뢰했습니다. 거기서 한국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 벌어졌죠. 배달비로만 129 달러를 낸 것입니다. 미국은 지역이 넓어서 배달 비용이 많이 든다는 얘기는 들었지만 483달러 어치를 사서 배달비로 129달러를 내니 속이 좀 쓰리기는 했습니다.
하지만 전체 가구 가격이 워낙 싸다보니까 “그러려니”하고 배달을 의뢰했죠. 배달은 다음 날 바로 완료됐습니다.
미국은 우리가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배달 비용이 높습니다. 인건비도 비싼 데다 운송 거리가 길어서죠. 미국인들이 좋아하는 차량이 포드 F150 등 트럭인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 같았습니다. 가급적 배달을 시키지 않고 자기들이 실어가기 위해서죠. 제가 이케아 매장에 간 날도 미국인들은 트럭이나 미니 밴에 가구를 가득 실고 트렁크 문도 제대로 닫지 않은 채 매장을 떠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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