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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공공요금 (연합뉴스 안승섭 기자)

작성자 : 222 / 작성일 : 2014-12-24


미국의 공공요금 

 

 

연합뉴스 안승섭 기자 

 

미국에 연수를 오기 전 선배들로부터 자주 들은 얘기가 있습니다. 바로 물가가 싸다는 점입니다. 식음료품을 비롯해서 전자제품, 옷 등이 상당히 싸기 때문에 생활비 부담을 크게 느끼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한 마디로 얘기해서 그 얘기는 옛날 얘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미국에 와서 살다 보니 생활비 부담이 만만치 않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한국보다 생활비가 더 들면 더 들지 덜 들지는 않는다고 단언할 수 있습니다. 

 

한국과 비교해서 부담이 가장 큰 것은 공공요금입니다. 우선 전기요금부터 말씀드리면 에어컨이나 히터를 틀지 않는 가을에도 저희 집의 전기요금은 70~80달러가 나왔습니다. 우리나라 돈으로 환산하면 한 달에 8만원에서 9만원 가까운 돈이 나온 것입니다. 와이프가 한인 교회에 가서 이 얘기를 했더니 이구동성으로 하는 얘기가 "기본요금만 나왔네"입니다. 실제로 한 교포는 유럽에 한달 동안 여행갔다 왔는데도 불구하고 그 달 전기요금이 70달러가 넘게 나왔다고 합니다. 앨러배마대학 경영학부의 이준수 교수님의 집은 2층집으로 다소 큰 편인데 한 달에 300달러 정도 전기요금이 나온다고 합니다. 

 

히터를 가끔씩 틀어야 하는 겨울이면 그 부담은 더 커집니다. 미국은 난방을 전기로 가동하는 히터로 유지하는 곳이 많은데 히터는 한 마디로 `전기 먹는 하마'라고 할 수 있습니다. 날이 추워지면 하루 종일은 아니더라도 가끔씩 히터를 틀어줘야 하는데 그렇다 보면 그 달 전기요금은 100달러를 훌쩍 넘어갑니다. 한 가지 팁을 드리자면 나중에 미국에 연수를 오셔서 집을 구할 때 햇볕이 잘 드는 집을 구하시기 바랍니다. 햇볕이 잘 들다 보면 아무래도 히터를 틀 일이 적어지기 때문에 상당한 전기요금을 절약할 수 있습니다. 

 

전기요금보다는 덜하지만 수도요금도 만만치 않습니다. 저희 집은 저와 와이프, 3학년과 유치원에 다니는 애들 등 모두 4명이 살고 있는데 한 달 수도요금으로 50달러에서 60달러, 우리 돈으로 6만~7만원 가량을 내고 있습니다. 두 달에 3만원 가량 하는 한국의 수도요금과 비교하면 하늘과 땅 차이입니다. 설거지나 세탁, 샤워 등에 사용하는 물의 양은 한국과 비슷한데도 말입니다. 그래도 앨러배마 지역은 나은 편입니다. 제 후배는 노스캐롤라이나 지역에 사는데 한 달 수도요금이 120달러씩 나온다고 합니다. 

 

공공요금은 아니지만 케이블 요금도 만만치 않습니다. 한국의 LG나 SK처럼 케이블과 인터넷을 패키지로 묶어 공급하는 회사로는 캠캐스트, AT&T 등이 있습니다. 저희 집은 캠캐스트를 이용하는데 첫 달 요금이 40달러 가량 나왔습니다. "그리 비싸지 않네"라고 생각하는데 한 달 정도 지났을 무렵 재미있는 채널들이 하나둘씩 안 나오는 것입니다. 알고 보니 한달 정도 맛보기로 재미있는 채널들을 보여주고 더 요금이 비싼 패키지로 업그레이드하지 않으면 그 채널들을 보여주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미드를 워낙 좋아하는 편이라 울며 겨자먹기로 업그레이드를 했더니 요금이 70달러 정도로 훌쩍 뛰었습니다. 이것이 끝이 아닙니다. 이 요금 또한 6개월 프로모션 기간이 적용된 것이어서 6개월이 지나면 100달러 이상의 요금을 내야 합니다. HBO, MAX 등의 일부 인기 채널이 나오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이 정도이니 정말 환장할 노릇입니다. 

 

한 마디로 연수를 오시기 전 미국의 공공요금에 대해서는 각오를 단단히 하고 오시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저처럼 현지에 와서 `Pay the Bills'(매달 각종 요금을 내는 것을 말함) 충격에 빠질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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