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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연수기

연합뉴스 최윤정 기자 연수기(1) - 미국 초등학교를 경험하다.

작성자 : 222 / 작성일 : 2014-12-24


미국 초등학교를 경험하다.

 

미국 초등학교는 대개 8월 하순에나 개학한다고 생각해 느긋이 출국 일정을 잡았는데 터스칼루사는 8월 초에 이미 학기가 시작됐다.

등교 첫 날. 교장선생님이 아이를 곧바로 교실로 데려가신다.

전교에 한국인이 4명 뿐인 곳에 화장실 가고 싶어요, 아파요 따위의 생존 영어만 당부하고 돌아오자니 발걸음이 무겁다.

다행히 하교 후 만난 아이의 얼굴이 밝았다. 수학이 정말 쉽다면서 황홀한 표정이다. 1+1같은 것을 배운다나.  

알고보니 Double이라고 해서 같은 숫자 더하기를 배우는 중이었다.

힙합에 맞춰 1부터 10까지 숫자로 double을 외우는 유튜브 동영상도 수업시간에 보여줬다고 좋아한다.  

 

학교엔 8시까지 등교한다. 한국과 40분 차이인데도 라이드를 해주다 보니 아침이 꽤 빠듯하다. 하교는 2시40분. 

등교하면 자리에 앉아 그림그리기 따위의 아침 활동을 한다.

1교시는 수학시간. 수업 중에 연산과 서술형 문제지 1장씩을 주는데 한 쪽은 학교에서 풀고 나머지는 숙제로 해가야 한다.

연산은 매우 쉬운데 비해 서술형, 사고력 문제는 비교적 수준이 높다.

다음은 영어와 과학 시간. 외국인이 거의 없는 학교여서 정규 ELS 프로그램은 없는 대신 주 2시간씩 튜터가 개인교습을 해준다. 

오전 11시가 좀 넘으면 점심시간이다. 놀이터에 나가 노는 recess가 그 전후에 있다.

식사는 식당에서 하는데 급식을 먹어도 되고 도시락을 싸와도 된다.

급식 가격은 이 지역은 2.5 달러이고 메뉴는 햄버거, 핫도그, 콘 독(우리나라 길거리 핫도그), 피자 등이다. 

우리 아이는 급식이 맛이 없어 보인다고 해서 도시락을 먹는다.

여름에도 추울 정도로 에어컨을 틀기 때문에 보온 도시락통에 싸간다. 다른 아이들은 샌드위치나 과자 등을 가져온단다.

대체로 영양과 음식의 질에 크게 연연하지 않는 분위기다. 가족들도 방문해 같이 식사할 수 있다.

 

오후에는 PE(체육) 수업이 있다. 한 학년이 한꺼번에 수업을 받고 5개반에 PE코치는 3명이다.

풋볼에 열광하는 지역 특성상 풋볼을 배우거나 야구, 농구, 탁구, 윗몸일으키기, 훌라후프 등 다양한 활동을 한다.

아침에 썬크림을 발라줘도 오후 땡볕에 1시간씩 운동장에서 뛰니 한국 아이들은 흰 피부를 유지하기가 어렵다.

PE 후 과일이나 감자칩 등 각자 가져온 스낵을 먹고 하교한다.

 

하교 때는 스쿨버스를 타거나 부모와 함께 간다. 스쿨버스 타는 아이들은 먼저 빠지고 나머지는 학교 건물 밖에 반별로 앉아서 부모를 기다린다.

아이를 픽업할 때는 주차장에 차를 세워놓고 직접 데려가거나 car pool lane으로 들어가서 아이만 태워 간다.

하교 무렵 아이를 기다리는 사람들은 부모, 조부모, 시터 등 다양하다.

등교시에는 엄마, 아빠 비율이 7대 3정도 되는 것 같다. 하교시에는 할머니와 시터들이 많지만 아빠도 여전히 상당 비중을 차지한다.

 

개학 한달 후 학교 설명회와 개인 면담이 시작됐다.

퇴근 시간 후에 진행된 설명회 때는 각 반별로 모여 담임선생님의 학급 운영 계획과 원칙 등을 들었다. 끝난 뒤에는 전체 PTA 회의를 한다. 

이런 행사에는 기부금 모금 데스크가 등장한다. 교육 예산이 넉넉치 않은지 학교 주요 활동이 기금 모금이다.

아이 학교에서는 기본적으로 학급에 쓰이는 물품 구입 등을 위해 45 달러씩을 교사에게 내고, 기자재 구입비와 특수 교사 월급을 포함한

운영비 마련을 위해 140 달러씩 학교 PTA에 낸다.

PTA 기부금을 내면 VIP(학교 PTA 이름)라고 쓰인 차 스티커를 준다. 올해는 PTA 기부금으로 4학년에 컴퓨터를 바꾼다고 한다.

그 밖에 학교 티셔츠 판매, book fair, 쿠폰 북 판매, box top 모으기 등 다양한 기금 마련 행사가 있다. 

다음 PTA 모임은 역시 저녁 시간에 열렸는데 참석률이 매우 높았다. 회의가 끝난 뒤 3개 학년이 함께 합창 공연을 했기 때문이다. 

학부모 참여도 매우 활발하다. 필자도 book fair 때 도서관 캐셔로 일하고 학급 할로윈 파티에 도우미를 했다.

또 담임  선생님의 재능기부 요청으로 수업시간에 한국을 소개했다.(관광공사 홍보영상, 해품달, 뽀로로, 폴리, 라바, 샤이니와 엑소 뮤직비디오, 

싸이의 타임스퀘어 공연 영상을 유튜브에서 찾아 보여주니 반응이 좋았다)   다른 부모들은 career day에 자신의 직업을 소개했는데

UPS 기사부터 앨러배마 대학 골프팀 코치, 앨러배마 대학 로스쿨 교수,  주유소 사장, 건축회사 직원, 골프장 매니저 등 다양했다.

그 밖에 안내 데스크 업무부터 운동장 돌줍기까지 학교 운영 전반에 부모들의 손길이 닿는다. 

 

소풍은 1시간 30분 정도 떨어진 작은 놀이공원으로 갔는데 아이들은 전세 버스를 타고 부모들은 각자 차를 이용해 이동했다.

반 20명 중에 4명 가량을 빼고는 부모 중 한 명이 휴가를 내고서라도 함께 왔다. 보호자가 없는 아이는 선생님이 다른 부모에게 부탁했다. 

 

전반적으로 미국 초등학교는 우리나라에 비해 분위기가 느슨하고 재밌는 이벤트가 많다.

엘리트 육성이 아니라 일반 시민 양성이 목표인 듯하다. 덕분에 우리 아이도  의사소통이 어느정도 되는 시점부터는 즐겁게 다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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