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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연수기

조선일보 금원섭 기자 연수기(1)

작성자 : 222 / 작성일 : 2014-12-24


미국 알라바마 대학교 연수기

 

 조선일보 금원섭 기자

 

 미국에 함께 온 다섯살배기 딸은 첫 3개월 간 매일 아침, 저녁 똑같은 질문을 저에게 하더군요. “아빠, 오늘 회사 안가?” “아빠, 오늘 당직 없어?” 회사도 안가고 당직도 안하는 아빠가 낯설게 느껴진 모양입니다. 실제로 저는 대산 신용호 기념사업회 후원으로 미국 알라바마 대학교에서 연수하면서 타임머신을 타고 25년 전으로 돌아가 다시 대학생이 돼 있습니다. 미 남부 알라바마주(州) 터스칼루사시(市)에 자리잡은 알라바마대는 역사가 180년이 넘고 일부 학과가 유에스뉴스앤드월드리포트 선정 순위 25위권에 드는 학교입니다. 저는 첫 학기에 보험학계의 석학 윌리엄 레이블 교수의 리스크 매니지먼트 수업을 듣고 있습니다. 화요일, 목요일에 1시간 30분씩 진행하는 보험학 원론 강의입니다. 70대 노교수가 실제 사례를 들어가며 열정적으로 가르쳐 주시기 때문에 강의 평가에서도 높은 점수를 받고 있습니다. 보험 담당 기자를 했으니 강의 내용 자체는 어렵지 않지만 역시 영어의 벽을 느끼게 됩니다. 게다가 알라바마 사람들이 쓰는 남부 영어는 표준 영어와 다른 점이 많아 다른 지역에 사는 미국 사람들도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겪는다고 할 정도입니다. 외국인 입장에선 말할 것도 없겠지요. 예컨대 우리는 영문법 시간에 2인칭 대명사 you는 복수형도 you라고 귀에 못이 박히도록 배웠지만 남부 영어에선 you의 복수형으로 y’all을 따로 씁니다. 북부에서 Hi, guys하는 걸 남부에선 Hi, y’all이라고 합니다. 뭉뚱그려서 당신들, 너희들이라고 할 때는 y’all이라고 하지만 한 사람 한 사람을 다 지목할 때는 all y’all이라며 구분해 쓰는 걸 봅니다. 우리가 학교에서 안 배우는 단어도 적잖게 씁니다. shopping cart는 buggy, toilet tissue는 rolling 하는 식입니다. I’m about to do it 대신 I’m fixin to do it 등으로 전혀 다른 표현을 사용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발음도 우리에겐 익숙치 않습니다. 첫 음절에 오는 모음이나 자음은 알파벳 음가를 살리는 일이 흔합니다. account는 에이카운트, ten은 티엔 하는 식으로 들립니다. 발음상 모음이 연속될 경우엔 뒷모음 발음은 죽이는 편입니다. ice tea는 아이스티가 아닌 아스티, take는 테Ÿ揚?아닌 ? 등으로 들리게 하지요. 그래서 남부 출신 대학생에게 영어를 배우고 있습니다. 외국인 유학생을 지원하는 센터에 가면 알라바마대에 다니는 대학생 튜터를 연결해 줍니다. 무료입니다. 1대 1로 마주 앉아 영어 말하기를 연습하게 됩니다. 다만 튜터들은 외국인에게 영어를 가르치기 위한 전문적인 교육을 받지 않았기 때문에 배우는 사람이 준비를 해가는 게 좋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늘 하는 말만 되풀이 할 우려가 있습니다. 이럴 때 영자 신문이 도움이 됩니다. 학생 신문인 The Crimson White, 학교에서 무료로 제공하는 NYT와 USA Today를 읽고 가서 기사 내용에 대해 이야기 하거나 기사에 나온 내용 중에 이해되지 않는 부분을 물어보면 1시간 정도는 제법 밀도 있게 영어 말하기 공부가 됩니다. 제 경우는 플로리다 출신 2학년 학생에게 튜터링을 받기 시작하면서 발음이나 표현에 문제가 있으면 그때 그때 지적해 달라고 했더니 조금씩 좋아지고 있습니다. 미국 연수는 지적 활동뿐 아니라 신체 활동도 20대 시절로 되돌릴 수 있는 좋은 기회인 것 같습니다. 골프를 좋아하는 분이라면 한 학기에 450달러만 내면 회원 대접을 받으며 무제한 골프를 즐길 수 있는 골프 코스가 있습니다. 14달러에 18홀 라운드, 25달러에 하루 무제한 라운드를 제공하는 골프장도 있습니다. 드라이빙 레인지와 숏게임 연습장은 5달러면 됩니다. 달리기나 트레킹을 좋아하시면 여기만한 곳이 없을 겁니다. 집에서 차로 5분, 10분 거리에 숲과 잔디밭이 있는 큰 공원들이 얼마든지 있습니다. 12월에도 반바지에 반팔 셔츠를 입고 달릴 수 있을 정도로 날씨도 좋습니다. 전부 무료입니다. 조금 격렬한 운동을 원하신다면 절벽에서 호수로 뛰어내리기, 튜브 타고 급류 떠내려오기에 도전해 보시는 것도 좋겠습니다. 내년 여름에는 저도 해볼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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